순례 9일차입니다.
6시 50분에 아침 식사를 하는데 왠지 밥맛이 없어요. 아프려나 싶군요. 7시 58분에 고치역앞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930엔) 50분 정도 달려서 35번 사찰 기요타키지 淸龍寺 3.3킬로미터 전 정류장에서 내렸어요. 걷기 시작하여 들판을 지나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나는 약간 경사가 심하지만 아름다운 숲길을 선택하고 쇼짱은 조금 멀지만 비스듬한 길을 선택했어요. 인왕문 천정에서 오래된 용그림을 보았어요. 약사여래상 아래 기단에는 어머니의 뱃속 태내를 상징하는 순환코스를 만들어 놓았어요. 그 안에는 작은 불단이 있어요. 부처님에 대한 경배가 아니라 고통을 감내하며 낳아주신 내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감사를 드리라고 만들었을 것 같네요.
그림자도 나를 따라갑니다
버스 옆으로 예쁘게 색칠한 고치 전차들이 지나갑니다.
멀리 산 중턱에 35번 기요타키지가 보입니다.
쉼터에는 역시 지팡이가 준비되어 있지요.
유채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동백꽃이 떨어져 누운 예쁜 숲길을 걸어갑니다. 돌부처님을 보면서
다섯 살, 내 어린시절 꿈이 있던 아주 작은 개울물을 나는 좋아합니다.
약사여래불 기단에는 태내 순환 길이 있어요
납경소에서는 참 무뚝뚝해 보이는 분이 아무 말 없이 납경을 해 주셨는데 어쩐 일인지 납경비를 받지 않아요. 동전을 내밀었지만 손을 저으십니다. 27번 신봉사나 4번 대일사와는 아주 다른 현상입니다. 절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한 번 느낍니다. 차갑게 무섭게 생겼는데도 먼 외국에서 찾아와준 이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었던가봅니다. 장명루 선물로 드렸어요.
산을 내려오니 10시 40분, 햇살이 조금 뜨거운 들판길을 걸어서 택시회사 사무실에와 서 택시를 탔는데 참 신기하게도 4년 전에 쇼짱을 만났었다고 기사님이 기억합니다. 가는 도중에 3명이 같이 에비(새우)튀김 덮밥을 먹었어요(1050엔).
36번 쇼류지 靑龍寺에 갔어요. 우리말로 읽으면 똑 같은 청룡사 같은데 “기요타키지, 쇼류지”.......맑은 용과 푸른 용...... 참 어렵네요. 가느다란 한 줄기 폭포가 있고, 절마당 건물들은 아주 잘 어우러져 있어요. 여러 부처님 조각품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다른 듯 하나인 부처님 마음”
선원들의 해상 안전을 기원하는 곳이랍니다. 아주 예쁜 "동행이인" 장식품을 샀어요. 나에게 주는 선물 500엔. 스자키에 있는 번외 5번사찰 大善寺에 갔어요. 해안선을 따라 참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길을 20분이나 달렸네요.
“드라이브 택시 헨로” 라고 웃었어요
고기를 들고 계시는 부처님은 풍어를 기원하나 봐요.
쇼짱의 번외 영장 순례 증명들~~~~
쇼짱은 발가락 물집을 예방하기 위해 종이테이프를 감는답니다. 나는 두꺼운 양말 속에 발가락 양말을 하나 더 신거든요. 쇼짱에게 발가락 양말 3켤레를 선물했어요. 한 켤레에 1000엔인줄 알고 너무 비싸다며 안 받으려고 하기에 “3켤레에 1000엔" 이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받으시네요. 예쁘게 색칠한 전차를 타고 히로메 시장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맛도 없고 재미도 없어요.
이번 순례길은 쇼짱 덕택에 짧은 기간 동안에 참 많이 왔습니다. 나 역시 다리를 아껴야하니까 아주 큰 복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음에 또 행복하게 순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배했던 사찰들의 오스카타를 모아봅니다. 어디선가는 잊고 못 챙겼고, 어느 곳에선 천에다 납경할 수 없다고 해서 오스카타도 가져오지 않았었어요.
꽁짜는 아니거든요 100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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