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들의 섬 시코쿠

8. 시코쿠 순례(5)18번~19번

연꽃마을 2018. 5. 12. 14:34


  순례 5일차입니다.


 아침을 오니기리와 일회용 컵미소시루으로 먹고 735분 출발했어요.

주인 아주머니가 수건 한 장을 오셋타이로 주셨습니다.

 도쿠시마역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 6번 버스타는 곳에서 쇼짱을 만났어요. 깜짝 놀랐네요. 이산가족 만나듯 반갑게 포옹을 했습니다. 아직 쇼산지 높은 고갯길을 아픈 다리를 끌며 오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분은 쇼산지까지 10시간을 걸어 올라갔다가 나베이와소까지 내려와서 택시를 불러 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18번 온잔지 恩山寺까지는 버스로 거의 50분 걸렸어요. 750분에 도쿠시마역 앞을 출발하여 온잔지 산문에는 856, 온잔지에서 예와 납경을 마치고 920분 출발하여 사부작사부작 걸었습니다. 벚꽃이 아름답고 봄날은 행복한 향기로 가득합니다.



족자에 납경을 받는 것을 보았어요. 이런 납경은 500엔 이랍니다. 88개 주인이 모두 모이면 아주 귀하고 가치있는 보물이 되는 것이지요.

 18번에서 19번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대나무숲길, 논둑길, 간간히 떨어져 있는 동백꽃도 슬퍼보이지 않습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

 1시간 반 정도 걸어서 105019번 사찰 다이에츠지 立江寺에 닿았습니다. 이 곳은 관소지, 즉 코우보대사가 순례자의 행동을 평가한다는 절입니다. 더 이상 순례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잘못된 사랑에 빠졌던 여인의 잘린 머리카락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들여다보니 역시 가슴이 서늘해 지네요. 그러나 그들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죽어도 좋을 사랑에 빠졌겠지요. 빛바랜 여인네의 머리카락 ㅠㅠㅠ

사랑도 병이지요. 아주 커다란 병~~~~







  이제 24개의 납경이 모이면 다 채워지는 천 한 조각을 다 채웠습니다. 25 곳을 들렸는데 4번 다이니치지(대일사)에서는 납경장이나 하쿠이가 아니면 해줄 수 없다며 종이에 써 놓은 것을 팔기에(?) 샀었거든요 ㅠㅠㅠ

 내 자신이 너무나 기특합니다. 이 천으로 나는 壽衣를 만들 때 사용할 생각입니다. 윤회에서 벗어나면 너무나 좋겠으나, 죽은 후에 어떤 모습이 되더라도 인간이었던 내 삶에서 행복했던 것을 기억하고 싶기때문입니다.

  1130분 다이에츠지를 출발, 절 앞 가게 에서 꽤 유명해 보이는 찰떡을 팔기에 사 먹고 택시를 탔습니다. あおき 라는 식당에서 '은어 덴뿌라 정식'을 쇼짱이 점심으로 사 주었어요. 세 번째 순례하고 있는 쇼짱은 미식가입니다.




  카츠우라 미찌노에키 옆에서 인형축제(ひな)를 보았어요.  입장료는 300엔입니다. 쇼짱도 어린 아이처럼 아주 즐거워하네요. 아주 아주 많은 인형들이 있어요. 평창 올림픽에 대한 모양도 있는데 일본 깃발이 우리 태극기보다 조금더 높이 휘날리고 있고, 그들의 썰매가 더 앞서 달리고 있네요. 이곳은 일본이니까요.












이것이 평창동계올림픽을 표현한 인형입니다. 일본도 우리나라가 꼭 이기고 싶은 가장 강력한 상대국인 모양입니다.  기분 좋은 질투심 ㅎㅎㅎ

일장기를 조금 더 높게 꽂아 놓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이겼거든요^^


  후레아이노 사또 사카모토에 전화를 했더니 픽업을 와 주었어요. 폐교된 시골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숙소입니다. 동네가 아주 아름다워서 잠시 동네 산책을 했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폐교들이 너무 많거든요. 넓은 방에 도쿄에서 온 후사코상과 함께 잤어요. 그 분은 조용하고 교양있는 분으로 두 번째 순례랍니다.


 욕실도 크고 넓고 시설도 아주 훌륭합니다. 우리나라 페교들도 이렇게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인 서로의 이익에 다툼하지 말고.......6400엔 정도 지불했나봐요. 세탁을 하면 건조도 할 수 있어요. 물론 유료지만..... 역시 각자 이름표를 붙여 놓고 식사를 차려줍니다.

 쇼짱은 다리가 불편하니까 택시로 많이 다니십니다. 나도 고관절을 아껴야 하는 처지라서 고맙기도 하고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적당한 거리는 걷고도 싶을 때도 있고, 절 안에서 내 방식대로 찬찬히 찬찬히 즐기고 싶은 것을 못할 때도 있으니까요. 쇼짱이 나에게 택시비는 내지 말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타나 두 사람이 타나 마찬가지니까 본인이 택시비는 다 지불할 것이라고..... 그래도 그럴 수는 없지요. 큰 금액은 그 분이, 작은 금액은 내가 가끔 내야지요.

가츠우라 미치노에키 앞에 있는 헨로 코야입니다. 청결해 보이지는 않지만 이부자리와 방석도 있네요. 노숙을 하는 아루키헨로상들은 개인 침낭을 사용할테니까요.





후레아노 사토 마을은 그야말로 꽃동네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이렇게 좋은 시절에 이런 곳에 올 수 있는 나는, 전생에서 참 좋은 인연을 지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성실한 부모님한테서 좋은 유전인자를 받아서 태어난 것, 좋은 형제 자매들을 가진 것, 평안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었고, 지금 현재 이 정도의 건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 등등 너무나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