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

김춘수 님의 꽃

연꽃마을 2012. 10. 31. 11:56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내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