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닿은 곳

전남 장성 필암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5)

연꽃마을 2023. 4. 13. 11:46

2023. 3. 29.

어디에서는  돈 자랑하지 말고, 어디에 가면 힘자랑 하지 말라는데,

"전남 장성에 가서는 글자랑 하지 말라" 는 말이 있답니다.

장성에 있는 필암서원을 가보면 왜 그런 말이 생겼는지 알게 됩니다^^

이곳은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 되어 있는 문정공 하서 김인후선생을 모신 곳입니다. 그 분의 사위이면서 제자인 양자징선생도 모셔져 있습니다. 국가 사적 242호이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원입니다.

반가운 홍살문이 보이고 "확연루"가 정말 확연히 눈에 들어옵니다. 편액은 우암 송시열선생의 글씨랍니다.

역시 삼문 중에 양쪽은 열려 있고 가운데는 닫혀있습니다.  가운데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날에 딱 맞추어 와보았으면 참 좋겠네요. 작은 욕심이지요?

마당에는 철정당의 뒷모습이 보이고,  가는 봄이 아쉬워  향기를 품고 있는 매화가 남아있어 코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리고 침엽수 종류 나무인데 수피가 참 예쁘기는 하지만 나무이름은 모르겠네요.

확연루를 지나 양반댁 옆문 같은 작은 문을 통과하면 문고 붙어 있는 오른쪽 건물이 강당인 "청절당"입니다.  특이하게도 강당은 사당쪽을 향해 있습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인 이 청절당은 선비들이 모여 강의를 받고 학문을 토론하던 건물이며, 선비들의 모임과 유림들의 회의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건물이 사당을 향하여 읍을 하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경장각은 인종이 하사한 묵죽도의 판각이 보관되어 있었던 곳입니다. 편액은 정조 임금의 글씨인데  존경의 뜻으로 얇은 망을 편액 위에 쳐 놓았기에 살짝 부옇게 보입니다. 옛사람들의 나랏님 존경하는 마음이란 상상 불가입니다.

경장각 뒤에는 태극이 선명한 제향공간 삼문이 보입니다.

사당 옆 담너머로 겨우 카메라만 들여다본 사당의 겉모습입니다. 이 사당은 "우동사"라고 해요. 북쪽에 하서 김인후선생의 위패를 모셨고, 동쪽에는 고암 양자징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있답니다.

숭의재도 기숙사입니다.

왼쪽은 장판각(하서 선생의 문집 목판650매와 초서천자문, 해자무이구곡, 백련초해, 유묵 등의 목판 56판이 보관되어 있대요. 문 구멍으로 살짝 엿 보았습니다. 오른쪽은 한장사인데서원에서 일하던 일꾼들의 우두머리가 거처하던 곳이랍니다. 우두머리라고 해도 그 시대의 천민인데 이런 기와집을 내 주었네요. 서원에서 사람대하는 마음씀이겠지요.

나는 늘 이렇게 낮고 작은 굴뚝을 좋아해서 한옥이나 사찰 건물에 가면 꼭 슬금슬금 뒷쪽으로 들어가 찾아보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이곳의 작은 굴뚝은 유난히도 예쁘네요. 언젠가 생각햇지요 나는 전생에 어설픈 굴뚝쟁이였을까?

필암서원을 오가는 길에 혹시 식사를 해야하거든 장성 우시장국밥집에 가보세요. 주인이 친절합니다. 몇 마디 말하지 않았는데도 "여기 분이 아니시지요?" 먼 반대쪽에서 찾아간 사람인줄 어떻게 알았을까요? 국밥,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