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마곡사의 고즈넉함이란......
응진전 처마 밑에 서서 비에 씻겨 맑은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당우들을 바라보는 행복도 만만치 않아요.
떨어지는 빗소리와 퐁퐁튀는 물방울 소리를 동영상으로 담으면서......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립니다. 그러나 이럴 때를 즐기는 방법을 알고 있지요^^
대광보전, 대웅보전, 심검당, 어느 하나도 눈을 돌리고 싶지 않은 정겨움이 넘칩니다.
33관음성지 표찰을 찾았네요. 교구본사마다 있기는 하지만,
달아놓은 곳이 일관성이 없어서 찾기 힘들어요
예쁜 문을 만났습니다. 들어가 보고 싶네요. 템플스테이관 쪽으로 가봅니다.
새 건물이 아닌 걸보니 여기도 스님들의 수가 많을 때 그분들이 머무시던 방들을
템플스테이에 이용하고 있는 걸까요?
이제 마곡사의 북원을 나서서 남쪽에 있는 명부전과 영산전을 참배하려합니다.
영산전 편액은 세조 임금이 이곳에 왔을 때 쓴 것이라고 합니다.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왜 절 바깥에 외따로 있는 것 같은지...... 원래는 이곳이 금당이었대요. 창건 당시는 남쪽이 중심영역이었는데, 절이 커지면서 북쪽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이미 써 놓았잖아요?
영산전에는 나한님들을 모신 것이 아니라 과거칠불과 현세 천불을 모시고 있습니다.
과거칠불은 비바시불, 시기불, 비사부불, 구류손불, 구나함불, 가섭불, 석가모니불입니다.
보는 기준으로 왼쪽부터 비바시불, 비사부불, 구나함불, 석가모니불, 가섭불, 구류손불,시기불입니다.
영산전의 옆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쬐끔보이는 것은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머물던 매화당 지붕입니다.
매월당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사람이지요. 사육신의 시신을 수습하고 이곳에 은신하고 있을 때, 세조는 김시습을 만나러 와서 영산전 편액을 쓴 것이지요. 세조가 만나러 온다는 것을 알고 김시습은 미리 떠나 버렸다고해요.
군왕대로 올라가면서 산신각을 만났습니다. 문도 닫혀있고해서 그냥지나가요.
군왕대의 기를 받으면 꼭 쓸 곳이 있으련만.......^^ 그저 조용하게 기원을.......
"잠시라도 앉아서 기도하다 가라, 커피라도 한 잔 하겠느냐? 시간이 되면 군왕대를 보고 가라.
요즘같은 때에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비오는데 조심해라."
참 오랜만에 법당보살같은 법당보살님의 친절을 뒤로 하고 이쁜 돌담으로 눈을 즐겁게 하며
비가 쏟아져서 더욱 아름답게 돌아보았던 마곡사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