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안심사
청주 시내에는 '가로수길'이라는 아름다운 프라다나스 길이 있습니다. 안심사로 가는데 이 길을 지나더군요.
멀지 않은 곳이었어요. 안심사의 괘불은 국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가 보고 싶어 전화했더니, 그해 초파일엔 괘불을 걸지 않는다고 해서 기회를 놓쳤었거든요. 이렇게 가 볼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 옵니다.
절마다 흔하게 세우는 일주문도 안심사에는 없습니다.
'안심하고 누구나 들어와 부처님을 뵙고 가라'는 진표율사의 뜻?
참 예쁜 연못과 꽃과 꽃밭은 정겹고 예뻐서 기분이 황홀할 정도입니다.
왼쪽에 종무소가 있고, 마주 보이는 쪽에 대웅전과 작은 산신각과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괘불이 걸려 있습니다. 안심사 괘불을 항상 볼 수 있도록 모사본, 잘 걸어 놓았습니다. 모사본이면 어떻습니까? 못 보는 것보다야....
그리고 오른쪽엔 비로전이라고 불리는 영산전이 있습니다.
이 대웅전도 보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약사불입니다. 표정이 근엄하지 않고 그저 귀엽습니다.
삼존불은 소조삼불좌상입니다. 뒤에 모셔진 석가삼불회도 아름답고 귀중한 그림입니다.
조선 말기에 제작된 것이라고....비구니스님들이 발원하여 그린 것이랍니다.
대웅전 건물은 본래 팔작지붕이었다가 측면 한 칸이 줄어 맞배지붕으로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측면에도 공포가 나와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고 하니까요. 그렇군요.
산신각 옆에는 세존 사리탑이 있습니다.
1652년 조성된 참 당당한 괘불입니다.이런 괘불을 모시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았을까요?
지금도 괘불님 한 분 모시려면 몇 년 동안 시주문을 돌려야 한다는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항마촉지인을 하고 높은 대좌에 앉아 영축산에서 설법을 하시는 모습이지요.
문수보살, 보현보살, 십대제자. 제석천, 범천이 좌우 대칭으로 계십니다. .
위로 갈수록 인물들을 작게 그려 상승효과를 노렸고, 부처님의 눈을 크게 그렸고, 제자들의 얼굴은 주름살까지 먹선으로 칠한 "신겸"스님이 주화승으로 그린 개성있는 작품입니다. 금을 사용하여 옷자락이나 장신구, 광배에 칠했습니다. 17세기 불교계의 큰 어른이신 처능스님이 황금시주를했다고 기록되어 있대요.
초파일에 원본 괘불을 모사본 앞에 모시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캡쳐 해 보았습니다.
비로자나불을 모시던 비로전인데 어느 때인가 나한을 모신 영산전이 되었습니다만, 문화재 명칭은 비로전입니다.
괘불함이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고는 현재 이곳에 없어 보지 못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어느 날 마음의 쉼이 필요할 때 안심사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대웅전 부처님과 세존 사리탑을 뵙고, 고요한 산울림과 괘불님의 나눔 한 자락을 가지고 돌아온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