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2)
이 글의 내용 중에는 '이건희 컬렉션, SUN도슨트'의 책 내용에서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품 음성안내도 참고하였습니다.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 그림은 신명연의 작품입니다. 물가 바위에 핀 난초를 그린 보기드문 작품입니다.
가운데 것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노년 작품 '괴석과 난초'입니다. 왼쪽 것은 이하응에게 그림을 배운 김응원의 작품입니다.'영지와 난초로 상서로움을 드리다'라는 제목이 있는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선물용 그림입니다.
'국보바라기'에 포스팅한 글에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분청사기 조화彫花 모란무늬 항아리입니다. 귀가 네개 달려 있습니다.
'조화'는 백토 바른 표면을 과감하고 빠른 선으로 긁어 그리는 기법입니다.
강요배 '홍매'입니다. 추상화 같은 풍경화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찾아봐도 내 눈에는 홍매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난 봄 화엄사에서 본 들매화 색깔인 듯 싶었습니다.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보물로 값을 매길 수 없이 귀한 작품입니다. '을축년 동짓날 삼일 뒤 단구가 그리다' 라고 그린 날짜를 확실하게 밝혀 놓은 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합니다. 중국 북송의 시인 구양수가 늦가을 밤에 책을 읽다가 빗소리도 바람소리도 사람소리도 아닌 것을 듣고 쓴 '추성부'라는 시의 내용을 그림에 고스란히 담았답니다.
구양수가 동자에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동자는 "사방에 사람 소리는 없고 나무 사이에 소리만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구양수는 "아 슬프도다. 이것이 가을 소리오구나"하며 인생 무상을 의 자연 이치를 떠올렸다지요.
"풀에 가을 기우니 스치면 색이 변하고, 나무도 가을 기운을 만나면 잎이 떨어진다. 쇠나 돌로 된 몸이 아닌 이상에야 초목과 더불어 화려함을 다투려 한단 말인가. 다만 사방의 벽에서 벌레 소리만 끼르륵 거리며 내 탄식을 더해주는 듯하다"
유영국은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주로 '산'을 많이 그렸습니다.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그는 고향인 울진에서 양조장을 경영하며 사업가로 성공하였지만 "나는 금산도 싫고 금논도 싫다. 나는 화가가 될 것이다"라고 서울로 와서 기계처럼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봉업사는 안성에 있었습니다.
"화법은 있으나, 화리(그림 그리는 이치)가 없음은 잘못이고,
화리는 있는데 화취(그림의 운치)가 없으면 이 또한 잘못이다"라고 조희룡은 그림에 적었다네요
최종태의 '생각하는 여인'입니다.
하나의 광배(일광) 아래 보살 한 분과 비구 두 분, 이렇게 삼존을 모셨지요 8.8cm짜리 조각품입니다.
문화재청에는 "금동보상삼존입상"으로 되어 있습니다.(국보134호) 춘천에서 출토된 것이랍니다.
초조본 현양성교론으로 국보입니다. 초조대장경은 해인사 팔만대장경보다 200년 넘게 오래된 것으로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한 염원을 담아 만들었던 대장경입니다. 목판은 불타고 없으나 판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귀한 유물입니다.
석보상절입니다. 석가모니의 생애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불교를 탄압하여 수많은 사찰을 없앤 세종대왕은 먼저 세상을 떠난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불교서적을 펴내었는데 이 석보상절은 수양대군이 지었습니다.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찍은 것입니다.
업경대는 죽은 이가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을 때 생전의 죄를 모두 비추어 주는 거울입니다. 바르게 살기를......
'고사인물 화보첩'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요. 4권에 65장의 그림 이 실려 있습니다.
그림 아래에 화가의 이름을 작게 써 놓았는데 '장득만, 진재해' 등, 당시에 도화서에서 근무한 화원들입니다
공자가 노자를 만났습니다.
김환기 "산울림 19-2-72 #307" 입니다. 이 화가는 보는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준다고 작품명보다는 고유번호를 매겼습니다. 앞의 것은 작품을 시작한 날짜이고, #000 은 작품 번호랍니다. 그는 1973년 3월 11일 일기에 " 근 20일만에 #307번을 끝냈다. 이번 작품처럼 고된 적이 없다. 종일 안개비가 내린다" 라고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산울림은 동심원을 그리면서 세 방향으로 퍼져 나가고 흰색 선은 그린 것이 아니라 남겨 둠으로써 만들어진 선입니다.
박남준 작품입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에 흔쾌히 즐겁게, 그러나 어렵게 응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눈과 마음으로 가득 받은 복으로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가꾸어 갈 수 있기를 그저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