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와 나라

다시 교토로~~~~5(가쓰라이궁(가쓰라리큐) 桂離宮)

연꽃마을 2019. 12. 14. 18:40

교토 여행에서 수학원이궁과 가쓰라이궁을 보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해요.

3개월 전에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거나, 왕실과 관계되는 문화재라서 궁내청에서 직접 관리하므로, 석달 전에 참관계 신청서를 교토고쇼에 내야한다는 말도 있고요.

 관광철 성수기 쫌 지났으니까, 한번 위치라도 알아보자 싶어 교토역버스터미널 C2 에서 33번을 무조건 타고 가쓰라이궁을 찾아갑니다. 25분 정도 걸리고 버스비는 240엔이에요.

그런데......

와~~~~우째, 이런 행운이......

13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신청서를 쓰고 나니 14:00입장 허가서를 쥐게 되었네요.

한 팀의 인원은 20명입니다. 입장료는 1000엔. 여권이 꼭 필요합니다.

오렌지색 목걸이를 받고 한국어 오디오 안내기를 지급 받았어요.

폭풍 사진을 찍었는데 잘 찍었든 못찍었든 다 올려 놓으려고요. 안내자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면서 찍은 것들인데 눈으로 보는 것만 할까마는 어디에 멈출수 없는 시선을 ......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정~~~말 가쓰라이궁은 일본 정원의 백미였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길입니다.

촘촘하게 심은 조릿대를 반듯하게 잘라서 사사가키라는 생울타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곧 생울타리는 호가키라는  인공대나무 울타리로 바뀝니다.


이궁의 바깥에 있는 공원인데 대나무 담장이 높이쳐 있어서 안쪽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궁은 1만7천평의 부지에 조성된 지천회유식 정원(연못가를 돌면서 즐기는 정원)입니다.

호가키라는 인공 대나무 담장 앞에 세워진 안내판입니다

동영상을 10분 정도 보고 나서 입장하지요. 우선 한꺼번에 다 보지 말라고 가림막 소나무가 있어요. 일본 사람들은 숨겨 놓고 은밀하게 조금씩 보여주는 습성이 있는 듯......

왜 길을 찍느냐구요? 곳곳의 길 모양이 다르게 조성되어 있어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요.

단풍도 남아 있어요. 이게 바로 나에게 행운의 보너스가 아닌가요?

오디오의 2번과 3번을 들으라고 표시해 놓은 것이랍니다.

굴참나무 대문으로 들어가요.

 작아보이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큰 대문과 크기가 비슷하다네요

나는 뭐든지 자세히 보는 사람이고, 일본인 안내자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로 설명을 듣는 터라 뒤에서 따라갑니다.

겨울 준비를 해 놓은 것인데 예술 작품 같지 않나요? 그리고 지금부터 펼쳐지는 경치에서 밤에 불을 밝혀주는 석등들도 자세히 봐야합니다. 모두 24개가 있다는데 모양도 모두 다르고 이것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일본 석등을 등롱(燈籠=도로)라고 한대요. 우리나라 석등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정원에는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모습이지요.

넓적한 돌이 깔려진 길입니다. 징검다리 건너듯이 걸어야합니다.

연못을 바라보면서 잠시 앉아 있습니다.  아마노하시다테의 풍경을 본따서 지은 것인데 쥔장(?) 아내의 고향이 아마노하시다테였기 때문이라고 오디오에서 설명합니다.

기하학적인 무늬의 돌길입니다. 반듯한 큰 돌, 깨진 돌......

고보리 엔슈의 작품이든 아니든 그것이 나에게는 문제 되지 않습니다. 이 아름다운 걸작품을 남겨준 것에 대한 감사만 있을 뿐이니까요.


또다시 자연석 징검다리 돌길과 멋진 문양의 길,길, 또 길......

그 끝에 놓여진 등롱 하나, 밤에 펼쳐질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 불빛을 따라 걸을 수 있게.


좀 투박한 돌길을 지나고 작은 돌다리를 건너 갑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입니다. 연못에 비친 구름도 멋지지 않나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여러 곳에 있지만 모양은 모두 다르답니다.

멀리 보이는 석등은 마치 땅끝 바닷가 등대같이 보입니다.



이런 풍경을 사람이 만들었다니요. 반영되는 풍경들은 볼 수 있을 때 보아야합니다.





여기가 만(卍)자정 일 듯...... 메모할 시간도 없어서 기억은 가물합니다.


허리를 숙이고 다실로 들어가는 곳? 다실에 들어가면 모두가 평등해서 차 마시기 전에 허리를 깊이 숙이고 인사를 하는 것이래요.


차를 준비하는 곳~~~~~

송금정인데요. 그 시대에 이렇게 현대식 무늬의 벽을 생각해 냈다는 거 아니겠어요?

문짝에 사용된 그림들도 모두 아주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랍니다.



한눈으로 다 볼 수도 없고 한 컷에 다 잡히지도 않아서 파노라마로 슬쩍 찍어봅니다.






벽의 가림막, 대나무 조각 이어 놓은 것과 그 위에 휘어진 나무를 활용한 것 좀 보세요.

물론 우리나라 개심사의 요사체는 얼마나 멋진지도 알고 있지만 남의 것이라해도 예쁜 것은 예쁘다고 말하고 싶네요.












상화정입니다. 내려다 본 풍경이구요. 아름다운 문살들입니다.



상화정 뒤로는 논밭들이 보인다는데 나는 올라가 보지 못했습니다. 바람 솔솔 들어오는 이곳에서 차 한잔 마시면 그것이 바로 신선놀음이겠지요.





내다보이는 앞 풍경을 찍으랴, 내부를 찍으랴 정신이 없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물들이 어전이라고 불리는 서원으로서 기러기 떼가 날아가는 모습으로 네 채가 이어져 있습니다.

















소의헌이에요. 문 손잡이는 배를 저을 때 쓰는 노의 모양이고요. 현판 아래 동그란 모양의 창문이 여섯개가 있습니다. "왜 사냐면 웃지요......"





불당으로 사용되던 건물이랍니다.




문 아래 무늬를 봐주세요. 참으로 현대식입니다.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전 건물을 가까이서 보고 지나 갑니다. 네 채가 기러기떼 날아가듯이 비스듬하게 이어서 (안행) 지었다는 그 곳......





다시 가림막 소나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본 것들은 고스란히 마음 속에 행복으로 남았습니다.

언젠가 교토에 다시 간다면,

이 멋진 정원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나는 길 위에 서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정원에서 꼭 기념 사진을 찍고 싶었네요. 감추어둔 내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준 그 외국인에게도 감사를......

언젠가 다시 이 아름다운 곳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복을 많이 지어야 찾아올 행운일 것입니다.


가쓰라이궁에서 받은 우리말 안내서입니다. 알고가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