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치앙센 가기, 커피와 김치
1.27.42일차
쿠분이 9시에 기다리고 있네요. 진나랑 셋이 메파루앙대학교 정문 부근에서 오리고기 덮밥이랑 만두같은 것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는 집이었어요.(270밧) 치앙센으로 가서 “Wat Phra That Pha Ngao” 라는 사원에 갔어요. 미얀마의 짜익티요처럼 생긴 바위 제띠가 있고 법전 안에는 두상이 없는 벽돌로 된 부처님상을 모시고 있었어요. 연못 속에 세워진 건물은 정말 멋있습니다. 여러 모양의 부처님 모습과 부처님의 생애, 그리고 여러 가지 파고다들의 모습들을 부조로 새겨서 가득하게 벽면 장식했고, 마루 난간에는 여러 가지 동물 모습들을 투각해서 장식했어요. 내부에는 수집해 놓은 것같은 경전 보관함처럼 보이는 것들이 가득 있었지요. 금빛 은빛으로 그려 넣고 새겨 넣은 12지신상들이나 기둥의 그림들...... 살이 떨리도록 아름답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군요. 혼자라면 아주 여러번 돌고돌고 또 돌며 즐겼을 걸요. 태국 사원들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끝은 어디일까요? 참 아쉽네요.
연못 가운데에 누정처럼 지어진 불전이 있습니다.
바깥 복도에는 이렇게 멋진 투각의 난간이 있고요.
여러 가지 탑들이 모양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미얀마 바간에서 보았던 파고다의 모습이 눈에 띱니다.
여러 가지 부처님의 형상들을 조각하여 벽면을 장식했네요. 얼마나 정교하고 예쁜지.
12간지의 모습입니다. 세밀하고 아름다움은 숨이 멎을 듯 놀랍습니다.
사원 기둥을 장식한 금빛 그림들은 얼마나 정성을 들여 조성했을까요?
사원 뒤 언덕에는 여러 개의 파고다가 있는가 봅니다. 흰색 커다란 파고다에 갔는데 3층까지 올라갈 수 있었고 내부에는 불당이 있어요. 재수 뽑기 하는 것도 있는데 재미로 흔들어 뽑았더니 7번이 나오네요. 뭐라뭐라고 써놓은 건지......
"너 잘 살고 있다.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 뭐 그런 내용이기를 ^^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땅은 라오스입니다.
7번의 내용을 살펴봅니다.
배우자를 묻는다면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네요 어쩌나 ㅠㅠㅠ ㅎㅎ
다음은 조금 높은 언덕을 구불구불 올라가서 Wat Phra That Chom Kitti(왓 프라닷 쫌킷티) 와 Wat Chom Chang(왓촘창)에 갔어요. 왓프라닷쫌킷티는 383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되는데 역사 차를 타고 가니 쓩~~~올라갑니다. 제띠의 사면에는 작은 감실을 만들고 서있는 부처님을 모셨네요. 신도들이 황금색 천을 나란히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제띠 위에는 여자들은 올라가지 못하므로 남자들만 올라가서 제띠에 황금색 천을 둘러드리려고 올라가더군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꽃을 담은 쟁반을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들고 기도를 올립니다. 태국에도 여자들은 하지 말라는 곳이 여기저기 있네요. 누가 만든 불문법일까요?
진나아빠가 나에게 탑을 세 바퀴 돌고 기도를 하라고 가르쳐줍니다. 바로 앞에는 왓촘창이 있어요. 법전은 공사 중이고, 제띠 앞에 있는 태국 스타일의 사원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 두 개 있는데 그것도 정교합니다. 법전 앞에서 내려다보면 메콩강 조용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내려오면서 보니 오래된 성벽에 둘러쌓여 있는 곳이었네요.
왓 프라닷 쫌킷티입니다.
왓 촘창이구요. 법전 공사 중입니다.
파고다 앞에 태국식 법전 모형이 있어요.
열심히 10킬로이상 달려서 골든트라이앵글에 갔어요. 2년 전보다 조금 달라져있지만 커다란 부처님은 여전히 번쩍번쩍 앉아 계시고, 삼각형 모양을 확실하게 잘 만들어 놓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한 눈에 바라봅니다. 미얀마에서의 좋은 기억과 라오스에서는 행복했던 순간들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나는 미얀마 바간과 라오스 루앙프라방이 몹시도 그리웠네요. 바지 하나(150밧), 작은 지갑(10밧*5)를 샀어요. 지금까지 들렀던 곳 중에서 여기가 제일 싸네요.
태국의 최북단 메싸이에 왔어요. 국경입니다. 저 다리를 지나 미얀마 땅을 밟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쿠분네한테 폐가 될까봐 못했어요. 마음속으로는 국경 시장 속을 파고 휘저으며 사지도 않을 물건들을 실컷 구경하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시간 너무 늦으면 힘들까봐 괜찮다고 했네요. 귀국하기 전에 또 어느 날 나는 메싸이행 버스를 탈지도 모르겠네요. 파히 커피마을은 너무 산길이 멀고 험해서 못 갔어요.
저녁엔 쥔댁 식구들과 맥주를 마셨네요. 술이 댕기는 날이 별로 없는 나에게는 오늘 시원한 맥주가 먹고 싶은 것은 무엇 때문인지......빠싯, 소파, 단, 깽, 패, 한사, 모두 부지런하고 심성 좋은 사람들입니다.
오늘 특히 진나아빠 쿠분한테 고맙군요. 언제 한번 본 적도 없는 나를 위해서 먼 길을 운전하고 좋은 곳을 구경시켜 주었으니까요. 어제와 오늘, 돈은 왕창 좀 썼지만 나 혼자 다녔다면 교통비만으로도 그만큼은 날렸을걸요. 태국은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동하는 대중교통은 있지만, 도시내에서의 이동은 몹시 어렵습니다 렌트카도 오토바이도 없는 나같은 뚜벅이 홀로 여행자에게는.....
1.28. 43일차
쥔댁 식구들의 요청으로 커피드립을 함께 했어요. 드립도구들도 알려주고 맛있게 내리는 방법도 나름 열심히 설명을 했어요. 옆에서 영어와 태국어와 한국어가 조합되어도 모두 잘 알아듣고 말하고 또, 즐겁게 커피를 내려 봅니다. 마침 쥔댁 소파가 친구한테 받은 오래 묵은 커피와 필터가 있었어요. 진하게 마시는 사람, 연하게 마시는 사람, 서로 자기 입맛대로 만들어 먹어 보느라고 난리입니다. 참 즐겁습니다. 그리고 종일 집에 있었네요. 좋은 햇살에 이불을 소독하고, 블로그 놀이를 하다가, 자다가.....
점심엔 라면을 끓여 먹었더니 오랜만이라 맛있네요.
한국 여행을 다녀온 깽이 삼겹살에 김치를 싸 먹고 싶은 모양이에요. 늦은 오후엔 깽이 고춧가루와 김치거리를 잔뜩 사왔습니다. 온 동네 김장이나 하듯이 모여들어서 무 배추썰고, 마늘 생강 찧고...... 고춧가루 500그램을 139밧에 샀다고 합니다. 맛은 모르겠지만 한국보다 훨씬 싸네요. 막김치를 만들었어요. 배추, 무, 파, 양파, 당근, 마늘, 생강과 새우젓 내꺼 한숟가락 넣고, 생선소스 태국 꺼 두 스푼 넣고 설탕도 넣고.....맛이 좋아야할텐데...... 나 없을 때도 혼자 만들수 있도록 최대한 유투브에 있는 것처럼 하느라 애썼네요 ^^ 반파짓 식구들은 모두 친절하고 웃음이 많아요. 미국아저씨 톰이 작은 돌절구 하나를 선물로 주었어요. 어디서 났는지는 잘 알아듣지 못하겠네요. 그도 역시 할아버지인지라 손녀들과 증손녀들 자랑에 열심히네요. 내가 돈을 내고 자랑해야한다고 하니까 더 즐겁게 웃습니다. 톰도 오른쪽 무릎에 인공관절이 있다고 합니다. 2월 5일에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4월쯤 다시 올 거라고 하네요. 그도 추위를 피해서 여기로 온 것 같아요. 오늘 커피 드립과 김치 담그기로 모두 행복한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