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작고 아름다운 마을 빠이 1
13일
오늘 빠이까지 이동합니다.
남켕이 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었어요. 작은 돈을 팁으로 주었고요. 08:00 치앙마이행 버스는 66밧이고 2시간 걸립니다. 미니밴도 부정기적으로 아주 많이 다니는데 73밧이라고 하네요. 치앙마이 아케이트 3터미널에 도착하여, 큰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가면 빠이로 가는 차들이 있는 2터미널이 됩니다. 치앙마이에서 빠이까지는 미니밴을 타야합니다. 150밧. 1800구비길 꼬부랑 길이라기에 멀미약을 먹었더니 정신이 몽롱하고 잠이 쏟아져요. 초연님께(스님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네요) 카톡을 보냈더니 젊은이가 마중을 왔어요. 심향 2에 일주일간 머무를 둥지를 틀었어요. 말로는 범어사에 승적을 둔 스님이 운영하는 숙소라고는 하는데 스님들의 행실하고는 좀 거리가 있어요. 심향에는 트레킹만 하는 사람, 명상만 하는 사람, 남녀 어울림만을 즐기며 오래 머무는 사람, 한 달씩 추위를 피해 집을 랜트한 사람, 모두 한국 사람들입니다.
빠이는 스쿠터를 탈 줄 모르면 여행하기 어렵습니다. 숙소는 3인실 하루 200밧 이고 한식으로 식사를 하려면 100밧인데 심향 1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나는 포기했어요. 시내까지 걸으면 15분이라서 세븐일레븐과 시장에 가서 먹거리와 과일을 잔뜩 사왔어요. 하늘 풍경은 우리나라 가을 하늘이고 공기는 엄청 좋아요. 푹 쉬기엔 정말 좋은 곳이 빠이네요. 첫날이라 심향1에서 저녁을 먹고 야시장을 구경하고 한국청년의 스쿠터에 신세지며 돌아왔어요. 이곳에서 나는 설날 명절도 보내게 되겠지요.
치앙마이 아케이트에서 큰 길을 건너가야합니다.
빠이로 가는 미니밴입니다.
빠이에 있는 한국인 경영 숙소 심향입니다.
14일
아침엔 즉석국, 즉석밥, 우유, 바나나....
하루동안 내가 한 일은 이불 햇볕에 말리기, 세븐일레븐 다녀오기, 아침 하늘보기, 저녁 놀 보기, 끝~~~~~~
옆집을 한 달동안 랜트한 분의 말이 15000~20000밧 정도라고 하니 괜찮은 가격인 것 같네요. 45만원에서 60만원 선...... 55 세쯤 되어 보이는 여성은 하루 100밧짜리 방을 한 달간 빌려서 나갔네요.
심향 2에서 바라보는 풍경입니다.
15일
오전에 심향 1에 갔다가 서산에서 온 미경씨 부부랑 시내 구경을 하고 모자 만들 천과 바늘, 실을 사고(74밧), 달리 치약이 좋다기에 작은 것 하나 27밧에 샀어요. 까오쏘이와 아이스오발틴을 먹은 것이 화근이 되어 저녁부터 심하게 배가 아프더니 토사가 났어요. 젊은이들은 옆집에서 파티를 벌이고 내일 떠날 미경씨 부부는 우리 집 거실에서 술을 마시네요. 옆 집으로 옮겨라 말아라해서 하루 종일 스트레스도 받았더니 몸 상태가 엉망이 되어 버려 속이 상하네요 아프면 안 되는데......
요거 먹고 배탈이 ㅠㅠㅠㅠㅠ
16일
하루 종일 냉동 즉석밥으로 흰 죽을 끓여 먹고 쉬다가 바나나 2개 먹었어요. 저녁 때 노을을 보며 동네를 산책했네요. 하늘의 구름은 손에 잡힐 듯이 가깝고, 노을은 잠깐동안 날 홀리고 사라지네요. 길가에 스쿠터를 세운 채 놀고 있는 여학생들의 티아라가 예뻐서 한 번 써보려고 종일 만든 모자를 벗었다가 홀라당 잃어 버렸네요. 누구 주웠든지 잘 썼으면 좋겠네요. 정말정말 조용하고 쉬기 좋은 동네예요. 그런데 내 나이나 되어서 피곤에 지친 인생을 쉬어야 맞을 것 같은데 쉰다고 여행 온 사람들은 20대들이 젤 많이 보이네요. 그들은 무엇에 쫄려서 벌써 쉬는 삶이 필요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