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름다운 도시 람빵
10일
쑤코타이에서 09:30 에 람빵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람빵은 태국 북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랍니다. 4시간 정도 걸려서 13:50쯤 도착하네요. 예약하지 않고 코코넛 호텔에 갔는데 아고다에서 본 가격을 두 배를 달라고 해요. 으~~~~
치앙라이 G/H는 만실이고요. 그 부근에 있는 노란색 건물의 이름도 못 찾을 숙소에서 해리포터시리즈에 나오는 방같은 곳을 조식 포함 하루 250밧, 짐을 풀었네요. 남녀 방은 다른데 침대는 각각 4개씩 있었어요. 나만 혼자 달랑, 젊은 주인 부부는 1층에서 커피샵을 운영해요.
올드시티 거리를 걷다가 사자 탈춤같은 민속놀이를 전수하는 연습생들을 만나서 신나게 구경을 하고는 사자탈 뒷부분 역할을 맡아 힘들게 연습하던 학생을 불러 음료수 값으로 100밧을 주었더니, 코리아 최고라고 엄지척하네요. 학생들은 어디나 순진하군요.
낯선 거리에서 어둠은 곧 두려움이지요. 슈퍼마켓에서 소독용 테톨을 한 병 샀어요. 방이 아무래도 좀 벌레가 있을 듯.......
숙소 부근에 있는 클락타워입니다.
11일
람빵에는 영어가 필요 없어요. 간판이나 메뉴판에서도 영어는 볼 수 없고 꼬불꼬불 라면 글씨 태국어 뿐이에요. 아침엔 쥔장 남캥이 버스터미널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었어요. 왓 프라닷 람빵루앙이라는 사원과 왓 프라깨우 돈따오, 반 사오낙이라는 오래된 부자 집 전통 가옥을 구경하기로 하고 썽태우 450밧에 흥정하고 다녔어요. 왓 프라닷 람빵 루앙에서는 왕을 위한 낮 예불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올리고 있어요. 가는 곳마다 추모기간이라서 무료입장도 가능하군요. 미안하게도 이들의 슬픔이 나의 행복이네요.
오후엔 1층 커피샵에서 그들과 한국식 드립커피를 맛보이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놀다가, 저녁엔 남켕이 올드 타운과 금요 저녁마켓이 열리는 곳에 태워다 주어서 곱창이랑, 전분 떡, 사탕수수 음료수, 메추리알 프라이를 사먹고 다니다가 김치거리를 사 들고 픽업 온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네요. Nam khang, Nook, Ploy(남켕, 눅, 플로이)와 치앙마이 한국식당에서 쉐프를 했다는 Top과 같이 김치를 담그며 즐거워했어요. 고추가루가 고동빛깔로 우리 김치 색깔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주방을 들며나며 너무나 좋아하네요. 그들이 떡볶이를 먹고 싶어해서 아주 커다란 마켓에 갔지만 떡이 없어 만들어 주지 못했어요.
어머나, 태국 젊은이들에게 떡볶이가 인기있는 음식일 줄이야.......
3일치 숙박비 750밧, 남켕에게 팁 50밧
왓 프라닷 람빵루앙 정문입니다.
이 전각에는 여성들은 들어갈 수 없어요. 블평등한 불교~~~~
시주금을 이렇게 돈의 크기대로 구분하여 줄줄이 매달아 놓습니다.
국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긴긴 두루말이 천입니다.
람빵 시내에 있는 시립박물관 같은 곳에 들어갔어요.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와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았죠?
람빵은 참 조용하고 이쁜 도시입니다.
골목길을 조용히 걷다보면 작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만납니다. 문패를 도자기로 예쁘게 구워서 달아 놓았네요. 들어가 보지않아도 쥔장의 센스가 엿보이지요.
금요 야시장을 데려다 주었어요.
여러 가지 먹거리도 많고요. 아주 흥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그래도 국기 하강식을 하나봐요. 음악이 어디선가 퍼져 나오면 모두 일어나서 경건한 자세를 하더군요. 우리들도 예전엔 그렇게 국기에게 예의바른 민족이었는데~~~~
쥔장 남켕은 금요야시장에 데려다 주었어요.
사탕수수 즙을 짜서 10~15밧씩 팔아요. 신선하고 달콤해요.
옥수수대 같은 줄기에서 단물이 줄줄 흘러나오지요.
어느 사원이나 기도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예불을 올립니다.
흰 옷과 검은 옷이 많은 것은 국장 기간이기 때문일 것 같아요.
반사오낙이라는 오래된 전통 가옥입니다
공예품을 파는 예쁜 가게들이에요
람빵은 도자기(세라믹)으로 유명하다네요.
컵을 좋아하는 나는 아직 여행길이 많이 남아서 살 수가 없는 것이 아쉬워요.
12일
아침 먹고 느릿느릿 쉬다가 썽태우를 탔는데 왓시춤까지, 어라 20밧이라네요. 수코타이에도 왓시춤이 있었는데 여기도 있어요. 무슨 뜻일까요? 왓시춤에서 걸어서 Wat Dha Fang 을 들러 다시 썽태우 30밧 내고 버스터미널에 가서 내일 빠이로 가기위해 치앙마이행 버스표를 샀어요. 치앙마이는 2일만 머물기엔 아쉬운 것 같아 매홍손에서 돌아오는 길에 치앙마이에 다시 들르기로 처음 계획을 변경한 거죠. 터미널에서 Clock Tower 까지 썽태우 20밧, 바나나 먹고 쉬다가 저녁에 올드시티에서 열리는 토요마켓을 보려고 시간 맞추기 위해 강 건너 마을을 어슬렁 거리다가 Wat pang sa nook 을 보고 다리를 건너오니 벌써 시장은 열리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저녁놀은 하늘을 덮고 있어요. 저녁 6시 국기 하강식에 맞추어 태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모든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움직임이 멈추고 차렷 자세를 하고 있군요. 우리들의 어린 시절에도 그랬었죠.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모르지만...... 대단한 국민이네요. 한 번도 남의 나라 속국이 된 적이 없는 독립국가의 저력이란 이런 것이겠지요. 나는 점점 더 태국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어 가네요. 팽이버섯 베이컨꼬치 사 먹고, 흰밥 한 공기 10밧에 사들고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왔어요. 흥미롭고 즐겁고 예쁜 도시 람빵을 사랑합니다.